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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이 자한당의 절대존엄?”..윤소하 연설 3분만에 집단 퇴장

"들을 거 없다!" 나경원 손짓 한번으로 자한당 의원들 우르르 3분만에 박차고 나가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3/21 [08:20]

”나경원이 자한당의 절대존엄?”..윤소하 연설 3분만에 집단 퇴장

"들을 거 없다!" 나경원 손짓 한번으로 자한당 의원들 우르르 3분만에 박차고 나가

정현숙 | 입력 : 2019/03/21 [08:20]

민주당에 "제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읍소한 나경원, 윤소하 연설에는 즉각 퇴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 도중 자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20일(어제) 국회 본회의장에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집단으로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편 안에 반대하는 자한당을 자기 모순이라고 비판하자 아예 귀를 막고 단체 퇴장으로 항의 표시를 한 거다.

 

지난 12일 자한당 나경원 원대대표는 자신의 국회연설에서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망언으로 민주당이 항의하자 "원고를 읽어봐 주십시오" "이 시간은 야당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입니다. 야당 원내대표의 이야기를 들어 주십시오" 라고 외친 바 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독선, 오만 그리고 상대 이야기를 안 듣는 자세로 간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더 어려울 것이고 문재인 정부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귀 닫는 자세가 대한민국을 무너뜨린다며 강변한 제1야당 원내대표가 일주일 만에 돌변해 국회의원 10명도 안되는 정의당 원내대표 연설에 '들을 거 없어'라며 채 3분을 안 듣고 집단 퇴장했다.

 

요즘 황교안 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 대표는 누가누가 더 막말을 잘해서 태극기 모독단의 인심을 얻는가 서로 경쟁을 하는 지경으로 보인다. 막말의 도를 넘어 자한당을 제외한 야 3당을 싸잡아 독재 좌파의 '홍위병'이란 극단적인 표현으로 오로지 자기들만 유일한 보수야당처럼 독선의 극치로 달리고 있다.

 

이날 연설에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정의당을 민주당의 2중대라 비난한 나경원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님께 묻겠습니다. 공정한 선거제도가 만들어지면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돼서 반대한다고 하신 것이 정말 사실이냐 이 말이에요."라고 발언하자, 자한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재차 "나경원 원내대표께서 답하세요. 정의당과 정개특위 심상정 위원장을 공격하는 데 혈안이 돼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습니까?"라고 질타했다.

 

자한당 의원들이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났고, 얼굴을 잔뜩 찌푸린 나경원 원내대표가 나오라며 손짓을 하자 마치 여왕벌의 지시처럼 일사불란 자한당 의원들이 우르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는 동의할 수 없는…난 사실 연설문 못 읽어봤는데요. 우리 의원님들이 도대체 그 연설문을 들을 수가 없다, 항의의 표시로 퇴장했다."며 지난 12일 나경원 원내대표 연설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했을 때와는 완전 다른 반응이다.

 

나 원내대표는 본인 국회 연설에서는 민주당이 항의하자 "여러분 들어주십시오. 야당 원내대표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여러분의 귀 닫는 자세, 오만과 독선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를 본 시민들과 정치권과 일각에서는 "내가 하는 연설은 남이 들어줘야 하고 남이 하는 연설은 퇴장해도 되느냐"며, "독선과 아집으로 치닫는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팩트로 뼈를 때리니 못참고 집단 퇴장.. 박주민 "나경원이 한국당의 절대존엄?"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본인 대표 연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에 "원고를 읽어봐 주십시오" "이 시간은 야당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입니다. 야당 원내대표의 이야기를 들어 주십시오"라고 외친 바 있다.

 

나 원내대표가 20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의 연설 중 본회의장을 나오며 "사실 연설문을 다 못 읽어 봤다. 우리 의원님들이 그 연설문을 들을 수 없다고 해서 항의 표시로 퇴장했다"라고 말한 것과 너무나 상반된 모습이다. 

 

씨브라더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윤소하 원내대표의 연설 직후 낸 논평에서 "지난주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이 연설에 항의하자 '제 이야기를 듣고 나중에 비판하라'고 말했다. 문희상 의장도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도 들어야 하며, 그것이 민주주의다'라고 중재했다. 하물며 오늘 같이 '말이 되는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퇴장까지 하는 것은 무슨 행태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5석 소수 정당의 '팩트 폭행'에 113석 거대 정당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 꼴이다"라면서 "말이 안 되는 이야기할 때를 거울 삼아 한국당이 자성하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집단 퇴장으로 자한당에 미처 다 전하지 못한 말도 전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북미간 대화를 가로막고 냉전의 과거를 다시 드리우려 하는 집단은 일본 아베 정부와 한국의 제1야당 한국당 정도다"라면서 "한국당의 졸렬한 퇴장으로 한국당 의원들에게 전하지 못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최석 대변인 또한 "전형적인 소인배들의 행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팩트로 뼈를 때리니 아프긴 아팠던 모양이다"라면서 "고언에는 귀를 막고 도망치는 모양새가 비겁하기 짝이 없다. 들어야할 이야기는 회피하고 연일 뒷방에 숨어 가짜뉴스나 생산하며 모략을 일삼으니 제1야당이란 이름이 아깝다"고 지적했다. 
  
김진태 자한당 의원이 지난 12일 나 원내대표의 망언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에 페이스북에 "마치 최고인민회의장에서 최고존엄을 건드린 것처럼 살기등등했다"고 남긴 바 있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김 의원의 이 말에 빗대어 '언중유골'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단 퇴장으로 텅 빈 자한당 의원석을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혹시 나경원 원내대표는 절대존엄일까요?"라고 되물었다. 

 

나 원내대표의 지난 국회 대표연설은 그야말로 '태극기 모독단'에 바치는 '헌정연설’로 국회를 극우 세력 망언의 장으로 전락시키고 정치를 후퇴시킨 헌정사의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며 비판이 듣기 싫다고 정의당 원내대표 연설을 끝까지 듣지 않고 퇴장한 것도 귀 막고 눈 감는 '내로남불'로 앞으로는 지양되어야 할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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