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5조원 뻥튀기, 자백한 '빼박캔트' 인데도..

박용진 의원 공개한 '내부문건'.. 책임추궁 당하니 세 가지 '대안' 제시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11/09 [15:00]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 미래전략실 간 주고받은 내부 문서를 공개해 화제가 되었다.     © 팩트TV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 미래전략실 간 서로 주고받은 내부 문서를 공개해 화제가 되었다.

 

회계법인들이 평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액이 자체평가액보다 크게 5조원이나 '뻥튀기' 된 사실을 알면서도, 엉터리 자료를 국민연금에 제출했다는 게 골자다. 지난 2015년 7월 (구) 삼성물산과 (구) 제일모직을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주주인 (구) 제일모직의 가치를 크게 올리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것이다.

 

(구)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삼성그룹 부회장 이재용이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커질수록 이재용이 통합삼성물산의 많은 지분을 갖게 된다. 또 (구)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4% 보유하고 있어, 이재용은 자연스럽게 삼성전자 주식도 보유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삼성그룹의 맨 꼭대기에 있는 그룹으로, 얼마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지가 경영권 확보의 중대한 열쇠가 된다.

 

결국 이같은 과정들은 모두 이재용의 경영승계와 관련이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도 연계되며, 국민연금의 막대한 손실과도 연계돼 있다. 재벌 일가의 경영승계를 위해 국정농단 정권에게 뇌물을 바쳐 '개이득'을 얻고, 반면 국민의 노후자금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내용이기에.

 

하지만 이런 과정들이 복잡하고, 사실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국가와 시장을 흔드는 중대 사건이자, 중대 범죄혐의임에도.

 

미전실이 책임추궁하니까, 세 가지 '시나리오' 제시
"자기들이 시나리오도 세우고, 의도적인 뻥튀기도 알고 있었고.."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인 김경률 회계사는 8일 교통방송 < 김어준의 뉴스공장 > 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11월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삼성 미래전략실에 굉장히 급한 메일을 하나 보낸다.

 

지금 회계법인에서 특정한 회계처리를 요구하는데 그와 같은 식으로 회계처리를 하게 되면 바이오로직스는 완전자본잠식이 된다는 내용"이라며 "자산보다 부채가 훨씬 많게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김 회계사는 "'그러면 차익금에 대해선 만기연장이 안 될 테고, 그럼 차익금 다 상환해야 될 것이다. 회사로선 대단히 심각한 일이다. 당연히 신규차입도 안되고, 상장도 안 된다'는 내용의 메일을 (미래전략실에)보낸다"고 설명했다.

▲ 회계법인이 평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액이 자체평가액보다 크게 5조원이나 '뻥튀기' 된 사실을 알면서도, 엉터리 자료를 국민연금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 KBS

그는 해당 메일로 인해 미래전략실이 '발칵' 뒤집어졌을 것이라며, "이 상황이 되도록 뭐했나"라는 반응이 있었을 거라 추측했다. (구) 삼성물산과 (구) 제일모직이 합병,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한 뒤에 벌어진 일이었으니까.

 

김 회계사는 "11월 17일 날 미전실로 보낸 메일도 비슷하다. '통합물산은 9월 합병시 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바이오 사업가치를 6.9조로 평가하여 장부에 반영했다'는 내용인데, 어떻게 보면 내부 폭로식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김어준 < 딴지일보 > 총수는 "(미전실이)책임추궁을 하니까, 그 때(합병할 때) 뻥튀기를 한 것이라는 자백에 가깝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에 김 회계사는 "그래서 대안들을 세 가지 제시한다"며 "첫번째는 '바이오젠과 계약서를 수정하자'이지만, 항상 말미에는 '바이오젠이 들어줄 것 같지 않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 번째 대안은 뭐냐면 우리가 당시 바이오 사업 부분의 평가를 10조, 수십 조로 평가했는데 그걸 낮춰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손실이 줄어드니 완전자본잠식은 면할 수 있지만 그건 아무래도 어렵다. 수십조로 평가했다가 4분의 1, 5분의 1로 한다는 것은 우리가 면이 안 선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 김경률 회계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삼성 미래전략실로 보낸 메일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 MBC

그는 "그래서 마지막 대안이 실제 실행한 연결에서 지분법으로의 회계 변경"이라며 "연결에서 지분법으로 회계변경을 하려면 바이오에피스를 상장 추진을 해야 된다. 그래야만 이 로직이 성립한다고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어준 총수는 이에 대해 "삼성은 이때까지 계속해서 콜옵션을 행사할 거기 때문에, 그 결과로 이런 여러 가지 장부상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했다고 했는데 알고 봤더니 그게 아니라 자기들이 시나리오를 세운 것이다. 삼성이 계획하여 만들어 낸 결과물이고, 의도적인 뻥튀기고 다 알고 있다는 것"이라며 삼성이 치밀한 시나리오를 계획했음을 부연설명했다.

 

김 회계사는 "이른바 빼박캔트(빼도 박도 못하는)"라고 강조했고, 증선위(증권 선물위원회)가 결론을 내지 않는 데 대해선 "명명백백한 사실 앞에서 주저주저하는 지 궁금하다"고 질타했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