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00만명이 몰리는 순천만의 변신...경제 가치 2조

순천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국제적인 ‘생태도시’로 인정

정현숙 | 입력 : 2018/11/05 [16:58]

      국내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만국가정원이 국제정원관광네트워크 한국지부(이하 IGTN KOREA)가 주관하는 ‘2018 IGTN KOREA AWARDS’ 시상식에서 ‘올해의 정원’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은 사계절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과 축제를 통한 다양한 즐길 거리 제공, 한평정원 페스티벌 개최를 통한 정원문화 선도 등 시가 지속할 수 있는 생태 및 정원의 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순천시는 정원박람회 성공의 열매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고 순천의 미래를 살릴 천년곳간으로 만들기 위해 순천만정원을 영구개장하는 한편 국가정원 제1호로 지정받는데 행정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 2015년 9월 5일 순천만정원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기에 이른다. 지정 이후 2017년 600만 관람객, 지난해 900만 명 관람객으로 입장료 수익만 100억 원 이상의 시대를 열기까지 순천만정원은 변신을 거듭해왔다. 

순천만국가정원을 중심으로 아랫장 야시장, 청춘창고, 문화의 거리, 웃장, 드라마 세트장으로 연결되는 순천의 도심 투어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청년들 사이에서 꼭 가봐야 최고의 인기코스로 자리잡았다.

 

매년 900만 명 몰리는 순천만의 변신과 함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데 일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순천만 국가정원이 단단히 한몫했다.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인 순천만습지는 서울에서 차로 4시간 넘게 걸렸으나 KTX가 다닌 뒤부터는 2시간 반으로 줄었다.
 

순천역에서 택시를 타고 10분 정도 달리면 순천만습지에 도착한다. 평일인데도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들로 인해 입구에서부터 북적인다. 관광객을 실은 버스들도 쉴 새 없이 오가고 있다.

 

순천만습지. [사진 순천시]

                                                순천만 습지 [사진 순천시]
 

철새들의 낙원’ 답게 갯벌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새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며칠 전 흑두루미 한 쌍이 겨울을 보내려고 순천만을 찾아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20~30년 전에만 해도 순천만은 각종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였던 곳으로 지금은 외국인들도 이렇게 갯벌과 갈대가 잘 보존된 곳이 없다고 놀랄 정도로 대표적인 생태관광지가 됐다.

 

순천만습지는 22.6㎢의 갯벌과 5.4㎢의 갈대 군락지에 수달과 갯게 등 다양한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국내 유일한 흑두루미의 월동지이자 240여 종의 철새들이 계절별로 머물다 가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20년 전의 순천만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도시와 농장에서 각종 오수가 유입됐고, 쓰레기도 무분별하게 버려졌으며 악취가 코를 찌를 정도였다.
 

               1992년 쓰레기가 쌓여 있는 순천만의 모습. [사진 순천시]

 
그러던 중 1993년에 이곳에서 갯벌을 파내고 모래를 채취하려고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순천만을 지켜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다. 그 결과 1998년 골재 채취사업은 취소됐고, 2003년에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순천만의 반전이 시작됐다.
 

순천시는 습지보호구역 주변에서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의 토지를 매입해 습지복원을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수질을 오염시키던 오리농장과 습지 인근에서 운영되던 식당들도 모두 철거했다.

 

순천만을 찾아오는 흑두루미 등 철새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인근 농경지의 전봇대 280여개를 전부 뽑고, 친환경 농법으로 수확한 쌀을 정부가 수매해 두루미의 먹이로 뿌려줬다. 이런 노력 끝에 2009년 80여 마리였던 흑두루미 개체 수는 지난해 2176마리로 증가했다.

 

                     순천만에서 월동 중인 흑두루미. [사진 순천시]

 
2006년에는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됐고, 2011년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미슐랭 그린가이드:한국편’에 순천만이 소개되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생태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에는 순천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국제적인 ‘생태도시’로 인정받았다.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대표하는 축제인 ‘순천만 갈대축제’ 모습. [사진 순천시]

 

순천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어서 순천시 방문객 수는 2014년 614만 명에서 지난해 907만 명으로 30% 이상 늘었다. 30만 명도 안 되는 작은 도시에 서울 인구에 이르는 1000만 명 가까이가 온 거다.
 

올해만 해도 지난 9월 한 달 동안 64만 명이 순천을 방문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가량 늘어난 수치로 이대로면 조만간 연간 방문객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순천만습지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따져보면 얼마나 될까? 2014년에 발표된 ‘순천만 생태복원에 따른 경제 가치 평가(황민섭 고려대 대학원 외 2인)’ 논문에 따르면,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들의 여행비용(생태관광)을 분석해보니 연간 1747억원의 편익이 발생했다.

 

향후 100년 동안의 경제적 가치는 2조3569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개발을 최대한 억제하고 자연을 보전해 온 순천시의 선택이 이런 경제적 가치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방문객 수가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이른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관광)’으로 인해 환경오염과 서식지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시 입장에서는 생태적 가치를 보호하면서 밀려오는 관광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과제가 된 것이다.

 

순천시는 고민 끝에 2013년 순천만습지와 도심 사이에 ‘순천만정원’을 만들었다. 남쪽으로 점점 확장하는 도심 개발의 차단막 역할을 하는 동시에 순천만습지에 몰린 관광객을 분산시키자는 의도였으며 또, 입장 수입의 10%를 순천만 보전 기금으로 조성해 습지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투자했다.

 

이런 노력은 일부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관광객 수가 이미 수용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있어 일각에서는 순천만습지가 더는 훼손되지 않도록 방문객 수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광객들의 이동 동선과 카드 매출액, 교통량 등을 분석한 빅데이터를 보면 남해안권 관광도시 중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결코 순천이 스쳐가는 관광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대암산 정상부에 있는 국내 1호 람사르 습지인 ‘용늪’은 탐방예약제를 통해 하루 250명만 방문을 허용하고 있다. 순천만 역시 과거 차량 진입을 줄여보려고 주차장 사전 예약제를 시도했지만, 민원 등으로 인해 결국 없던 일이 됐다.

 

김학수 순천만생태관광협의회 대표는 “많은 탐방객으로 인해 생태계가 간섭현상을 빚고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정 탐방객 수를 조절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른 관광지와 달리 생태관광지에서는 환경에 대한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탐방객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까지 순천만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까지는 땅속까지 생태적으로 가꾸기 위한 정부와 순천시, 순천 시민 등 삼위일체의 노력이 게으르지 않았다. BTL 방식의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통해 우·오수 분리배출,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고압송전탑 철거 등을 통해 꾸준히 시민 건강과 생태적 도시환경을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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