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 지지층 이탈이유..”국방·안보 민주당이 더 잘할 것으로 봤다”

지방선거 참패 원인 분석 의총...."의원 절반은 나가고 절반은 졸았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0/31 [09:34]

성장·안보·통일·노인 복지 등 "거의 모든 영역 이슈 소유권 상실"

보수 유권자들도 유연한 대북정책을 선호... 자한당 간파하지 못해

최근 3년간 치러진 세 번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자한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까지 연패한 이유는 경직된 국방·안보정책으로 인해 중도보수층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합리적 보수 노선의 경제사회정책을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요구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한당은 30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한국 보수정당의 위기와 재건'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와 사회발전연구소에 자한당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원인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해 작성됐다.

 

보고서가 주목한 대상은 자한당 지지자였다. 박근혜 탄핵을 전후로 지지를 철회하고 돌아선 유권자들이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과거 한국당을 지지했다가 이탈한 지지층이 왜 떠나게 됐는지, 어떻게 하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지만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를 택하지 않은 '이탈자'들은 국방·안보와 관련한 현안에 있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자한당 보다 더 잘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분배·복지·청년 이슈뿐 아니라 성장·안보·통일·노인 복지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슈 소유권을 상실한 상태라는 진단도 나왔다. 보고서는 2016년 총선 정책 및 공약에 대해 "여성의 경제활동, 청년 고용,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들이 이전에 비해 강조됐지만 여전히 빈약했다"라며 "정책들에 있어 비전이 불분명하고 세부 공약들이 유기적으로 통합돼 있지 못했다"라고 판단했다.

 

이탈자들은 스스로 이념성향(매우 진보 0, 매우 보수 10)을 중도(5.0)로 정의했다. 각 정당의 이념성향에 대해서는 민주당(3.1), 한국당(7.9), 바른미래당(5.8)로 응답했다. 이탈자들은 남북관계 등 안보이슈에서는 반대자(민주당 지지층)들과 생각이 가까웠고, 안보문제를 잘 풀 정당으로도 민주당(43.8%)을 한국당(29.5%)보다 더 많이 꼽았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정책에서는 여전히 자한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과 생각이 비슷했다.

 

이탈자들은 문재인 체제(5.4), 유승민 체제(4.2), 심상정 체제(4.2), 김병준 체제(3.7), 안철수 체제 (3.6), 손학규 체제(3.4), 홍준표 체제(3.0) 순으로 호감도를 응답했다. 반면 자한당 지지자들은 홍준표 체제(4.5), 김병준 체제(4.0), 유승민 체제(3.7) 등의 순이었다.


여성ㆍ청년 등 신규 지지층을 유입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이미지 개선 노력과 정책적 메시지보다 중요한 것은 총체적 난국의 실질적 원인이 되었던 인물을 교체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보고서가 주목한 인물은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었는데, 홍 전 대표의 체제의 경우 호감도가 여성 3.1, 20~30대 2.7로 비교대상군 중 가장 낮았고, 김 비대위원장은 여성 5.0, 20~30대 5.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경제와 복지 쟁점과 관련해서는 지지자와 이탈자가 기대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방·안보를 제외한 다양한 사회경제적 현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보수정당에 대한 기대가 존재하고 특정정당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유권자가 다수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의총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김석호 서울대 교수는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한 한국당의 문제점은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의 보수 유권자들이 유연한 대북정책을 선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지 못한 것"이라며 "합리적 보수 노선의 경제사회정책을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요구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빅데이터 분석결과 한국당 지지자 중 이탈자는 진보세력에 완전히 편입된 것이 아니라 대안적 보수세력을 찾고 있는 것"이라 "냉전 이데올로기에 의존한 강경하고 원칙적인 대북안보 프레임을 버리고 유능하고 적극적인 평화·통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내계파 갈등도 위기 원인으로 지적됐다. 김 교수는 "계파갈등과 공천파동의 반복은 정당의 조직적 안정성을 저해하고 정치피로감을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잠재적 계파갈등은 무조건 덮으려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도화해야 한다"며 "예컨대 협의체를 구성할 때 계파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참패를 반성하고 원인 분석을 위해 모인 30일 의총에서 절반은 나가고 절반은 졸고 있는 자한당의 이날 풍경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앞으로 한국당은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쇄신하겠다"며 "과거의 안보관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조언을 주요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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