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황제’ 조훈현 '권력 탐하다' 응징 당했다

‘바둑 붐’ 일으킨 국민적 영웅 → 국정농단 세력 ‘거수 로봇’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10/18 [14:22]
▲ 바둑황제로 유명한 조훈현, 알파고와의 대결로 유명해진 이세돌 이전엔 가장 유명한 바둑인이라고 할 수 있다.     © 조훈현 의원 블로그

 

바둑황제로 유명한 조훈현, 바둑을 둘 줄 모르는 분이라도 그의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이다. 알파고와의 대결로 유명해진 이세돌 이전엔 가장 유명한 바둑인이라고 할 수 있다.

 

조훈현은 수많은 신화를 써왔던 바둑계의 독보적 존재이기도 했다. 그는 만 9세에 프로기사로 첫발을 내딛었다. 지금도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그는 유년 시절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귀국, 70년대 중반 들어 한국 바둑계를 평정, 80년대 후반까지 독보적인 1인자로 군림했다.

 

당시 신문사에서 대부분 주최하던 바둑기전들, 우승(타이틀)은 거의 그가 독식했다. 당시 국내에서 그의 적수가 그나마 있다면 서봉수 한 명에 불과할 정도. 서봉수를 제외하곤, 다른 기사들과의 기력 차이는 ‘넘사벽’ 수준이었다.

 

바둑 붐 일으킨 ‘국민적 영웅‘이자 ’최초의 사나이‘

 

조훈현은 한국바둑의 위상을 세계적으로도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 결정적 계기는 지난 89년 세계기전인 응씨배(응창기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다. 결승전에서 당시 중국의 최강자였던 녜웨이핑을 극적으로 물리쳤다.

▲ 89년 1회 응씨배에서 우승한 조훈현 의원은 공항에서부터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당시 국내에 바둑 붐을 일으키는데 상당한 공헌을 했다.     © MBC

당시 16강으로 치러진 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참가한 기사는 조훈현 하나뿐이었다. 그만큼 한국은 바둑계에선 일본과 중국에 한참 밀린 변방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조훈현의 우승 이후 한국 바둑의 세계적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당시 모든 방송과 매체가 조훈현의 우승을 대서특필했으며, 그는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귀국한 조훈현은 김포공항에서 종로까지 카퍼레이드를 했다. 또 한국 바둑의 개척자인 조남철과 함께 은관문화훈장을 수여받았다.

▲ 89년 응씨배 우승 직후 조훈현 의원은 한국 바둑계 개척자인 조남철 선생과 함께 은관문화훈장을 수여받았다.     © MBC

물론 당시 국내에 바둑 열기를 크게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공헌을 했다. 당시 바둑학원에 어린이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정도였으니까.

 

조훈현은 이창호라는 아주 걸출한 제자를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응씨배 이후로 공교롭게도 이창호에게 국내 바둑계 정상의 자리를 넘겨주며 하향세에 접어든다.

 

그는 1인자에선 밀려났지만 여전히 저력을 발휘했다. 90년대에도 줄곧 유창혁(현 한국기원 사무총장)과 2인자 자리를 다투면서 꾸준히 활약했다. 이창호, 유창혁 등과 더불어 수많은 세계기전에서도 우승, 준우승을 기록했을 정도니까.

▲ 조훈현 의원은 이창호 9단(사진 맨 오른쪽) 과 사제관계로 유명하다. 조훈현 왼쪽은 일본 바둑계의 전설인 조치훈 9단이며, 사진 맨 왼쪽은 중국의 강자였던 창하오 9단.     © 조훈현 의원 블로그

현재 그는 수많은 최초, 최다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만 9세에 최연소로 프로기사가 된 것을 비롯해, 160번이나 대회에서 우승(혹은 타이틀 보유)한 기록을 갖고 있다. 또 한국기원 최다승 기록 보유자이자, 세계 최다승 기록 보유자이다. 또 국내에서 최초로 구(九)단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15년에는 오랜 시간동안 바둑을 통해 정리한 생각을 담은 < 고수의 생각법 > 이라는 책을 출간해 여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국회 입성하더니 ‘골수 친박’과 함께..

 

바둑황제이자 영원한 전설로 불리던 조훈현, 그러나 그 이듬해인 2016년 돌연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의 영입은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이자 바둑 애호가인 원유철이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누리당에서 바둑계나, 바둑 팬들의 표를 노리고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 조훈현 의원은 2016년 3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 입당했으며,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박근혜 탄핵정국 당시 ‘친박 9인회’에도 속한 의원에 의해 영입된 것인지, 조훈현도 국회의원 생활 2년 반동안 줄곧 친박계에 가담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박근혜 탄핵’이 임박했던 지난 2016년 11월 말,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상정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법’을 가로막은 13인의 새누리당 의원 중 하나가 됐다. 결국 국정농단 정권에 부역한 인사로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밀실에서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들이 졸속 집필했던 ‘국정교과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자마자 폐기처분됐다.

또 ‘박근혜 탄핵’이 국회서 통과된 직후, 친박들이 결성한 모임인 새누리당 내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에도 그는 이름을 올렸다. 당시 현역의원 55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박근혜 탄핵’에 반대표를 던진 56명의 수와 거의 일치한다. 사실상 “나 탄핵 반대했다”고 셀프 인증한 셈인데..

▲ 조훈현 의원은 골수친박 의원들과 함께 ‘박근혜 불구속 재판’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국정농단을 비호하는 친박세력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기사내용.     © 다음 캡쳐

그는 지난해 9월에도 최경환, 정갑윤, 김진태 등 골수친박 의원들과 함께 ‘박근혜 불구속 재판’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국정농단을 비호하는 친박세력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다. 엽기적인 국정농단을 저지른 정권과 그 비호세력들의 잘못을 따지기는커녕, 사실상 ‘거수 로봇’ 행세를 한 셈이다.

 

그가 금뱃지를 단 이후, 국정농단 세력에 거수기 역할을 함으로써 평생 쌓아온 명예를 잃어버렸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바둑계의 전설로서 언제나 뜨거운 박수를 받았던 인물이었기에. 

 

“국정농단범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명예 잃어버린..”

 

< 서울의소리 > 는 국정감사가 한참 진행 중인 지난 11일 국회를 찾았다. 국회 교육위 소속인 조훈현도 국정감사에 임하고 있었다. 점심시간 이후였는지 조훈현은 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백은종 < 서울의소리 > 대표는 잠시 국정감사장 밖으로 나온 조훈현에게 인사를 건넸다.

 

백 대표는 “조 국수님을 존경하고 그랬는데, (바둑황제로서) 명예와 부를 얻었잖나. 그런데 국정농단범 박근혜 밑에 들어가 권력까지 얻어 명예를 잃어버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는 조훈현 의원에게 “국정농단범 박근혜 밑에 기어들어가지 않았나”라며 석고대죄 요청을 했다.     © 서울의소리

백 대표는 이어 “존경하던 분인데, 국정농단 당에 들어가서, 국정농단범 박근혜 밑에 기어들어가지 않았나. 조 국수의 명예를 완전히 땅에 떨어뜨린 부분에 대한 해명 좀 해주실 수 있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조훈현은 “선동렬 선수도 자기는 야구밖에 모른다고 그랬는데, 저도 바둑밖에 모른다”고 답을 했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독립적인 입법기관이라는 걸 잊은 듯한 답변이었다.

▲ 조훈현 의원은 “국정농단범 박근혜 밑에 기어들어가지 않았나”라는 질의에 “나는 바둑밖에 모른다”며 답을 회피했다.     © 서울의소리

이에 백 대표는 “그런데 선동렬은 국회 비례대표 안 받았잖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와 명예를 (가진) 제가 존중하던 국수 분이, 이 더러운 당에 들어와서 조남철 선생 같은 분 명예까지 땅에 떨어뜨린 부분에 대해,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인정하시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내가 왜 석고대죄하나”에, “도둑놈 소굴 들어갔으면 도둑놈” 응징

 

백은종 대표는 이어 “박근혜가 정치를 잘 했으면 이런 얘기 안 하지만, (국정농단으로)징역 30년형을 받았잖나. 조남철 선생 같은 분들 명예를 어떻게 하실 건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훈현은 “모든 일이 꼭 뭘 해서, 잘했다 잘못했다 이런 말씀은 드릴 수 없다”고 거듭 답을 피했다. 이에 백 대표는 “잘못은 할 수 있지만 사죄를 할 줄 알아야 사람이다. 석고대죄를 하시라”고 거듭 물었다.

▲ 조훈현 의원은 “국정농단 세력과 함께 한 것에 대한 석고대죄를 하라”는 질문에 대해 “내가 무슨 석고대죄를 하는가”라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 서울의소리

그러자 조훈현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내가 무슨 석고대죄를 하는가”라고 반응했다. 그런 답에 백 대표는 “국정농단 범 박근혜당에 들어온 자체가, 그 유명하고 훌륭하신 분이 돈 부 명예 다 차지하지 않았나”라며 석고대죄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조훈현은 “거기에 들어갔다고 해서 석고대죄 다 해야 하나”라며 거듭 불편한 반응을 보이며 반문했다. 그러자 백 대표는 “도둑놈 소굴에 들어가면 도둑놈 아니냐”라고 일갈했다.

▲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도둑놈 소굴에 들어가면 도둑놈 아니냐”라고 조훈현 의원에 일갈했다.     © 서울의소리

그런 일갈에 조훈현은 “도둑놈으로 생각하면 저는 어쩔 수 없다. 도둑놈이 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고, 백 대표는 “조 국수를 예전에 존경했기에 안타까워서 그런다.지금은 (조 국수를) 존경하지 않고 개국수라고 부르고 싶어요. 개훈현이라고”라고 직격했다.

 

조훈현은 “그거야 본인 생각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백 대표는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응징언론인으로선, 조 국수는 정말 조남철 선생 같은 분이나, 바둑계 후배들에게 엄청나게 큰 죄를 진 거다. 알고 계시라”고 당부했다.

 

조훈현은 “그렇게 생각하시면 어쩔 수 없다”며 국감장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백 대표는 돌아서 가는 조훈현에게 “그건 독자들이 판단할 거니까 정신 차리시라”고 거듭 당부했다.

 

“돈, 명예, 권력 중 하나만..” 떠올리는 바둑의 법칙

 

백은종 대표는 조훈현을 응징취재한 이유에 대해 “돈과 명예, 권력 중 하나만 차지해야 하는데,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돈을 벌고 명예를 얻으면 권력까지 탐해서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하며 “명예면 명예, 부면 부, 권력이면 권력 하나로 만족하는 풍토가 만들어 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훈현의 극회 입성 후 행위에 대해 "백번 양보해도 박근혜 탄핵-구속 후에는 당연히 의원직을 던지고 반성의 모습을 보여 바둑계의 존경받는 대선배로서의 명예를 지켜야 함에도, 여전히 이명박근혜 잔존 적폐세력인 자한당의 거수기 노릇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여전히 권력을 탐하는 자의 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꾸짖었다.

 

이미 많은 것을 얻었음에도, 계속 추한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겠다.

▲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국감장으로 돌아가는 조훈현 의원을 거듭 꾸짖었다.     © 서울의소리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포석부터 공배 메우기까지가 삶의 과정 하나하나와 비슷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넉넉하게 이길 수 있는 바둑임에도, 크게(만방으로) 이기려 욕심을 부리다 역전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계속 잘 두어가다 후반부에 패착(패인이 된 수) 한 수로 무너지기도 한다.

 

지난 오랜 세월 바둑을 두면서 자주 느꼈던 인생의 법칙, 다시금 떠올리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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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망신 18/10/24 [23:48]
2년전였던가..?그가 국회에 들어갈때 이미 그의 성정이 다 나온것이다.. 나는 너무 부끄러웠다.. 댓글도 많이 ?고 욕도 종나게 했지.. 하면 뭘하나.. 이정현이나 김성태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할 인간이 아니더라.. 에라이 또 욕나오네.. 맹색이 한나라의 국수가 서푸너치도 안되는 권력에 자신의 몸에 똥물을 뒤집어 씌운다.. 나는 그때 정말 내가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했다.. 그를 알고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ㅆㅂ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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