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전범기 고집했던 일본, 국제관함식에 불참 통보

일본 해상자위대, 국제관함식 불참은 "일제 전범기 지키려는 꼼수"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0/05 [13:27]

오는 11일 제주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해상사열 참가를 놓고 일본은 해상자위함에 욱일 승천기(전범기)를 게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우리나라와 정면 대치해서 갈등을 빚어왔다. 

일본 군함이 전범기인 욱일승천기(이하 욱일기)를 게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소속 참가자들이 욱일승천기 단 일본군함의 국제군함식 참석 규탄 기자회견에서 욱일승천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일본 군함이 전범기를 게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서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소속 참가자들이 전범기 단 일본군함의 국제군함식 참석 규탄 기자회견에서 전범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5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해상자위대가 우리 해군 측에 오는 10~14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 불참하고 해상자위대 함정을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일본은 이번 제주 국제관함식에 함정을 보내지 않는 대신 관함식 행사 중 하나인 서태평양해군심포지움에 대표단을 파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일본 자위대 수장까지 나서 한국 해군 관함식에 참석할 것이며, ‘욱일기를 게양하지 말아달라’는 한국 요청에 대해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결국 불참하는 쪽으로 마무리됐다. 일본의 갑작스런 불참 결정은 한국 정부의 욱일기에 대한 완강한 의사 표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와 해군은 국제관함식 기간이 가까워지면서 일본 측에 욱일기 게양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양해를 구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통상적인 국제관례에 따르면, 각 국의 해군 함정은 자국 국내법의 적용을 받으며 함정에는 자국 국기와 부대기를 동시에 게양한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1954년 발족 당시부터 부대기로 일제 전범기를 채택해 사용해오고 있다. 하지만 전범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구 일본군이 사용하던 것으로 침략전쟁과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당시 구 독일군이 사용하던 나치 깃발(하켄 크로이츠)과 함께 전범기로 불리는 이유다.

 

해군은 먼저 지난 8월 31일 관함식 참가국 전체를 대상으로 관함식 관련 협조사항을 전하면서 ‘해상 사열시 자국의 국기와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공지했다. 최고 주빈이 참석하는 해상사열은 이번 국제관함식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 행사에서 일본 해상자위대가 전범기 대신 태극기를 달라는 요청이다.

 

일본 측은 반발하며 전범기 고수 입장을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지난 28일 기자들에게 “자위함기 게양은 국내 법령상 의무다. 유엔 해양법조약에서도 군대 소속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외부 표식에 해당한다”면서 “(제주관함식에서 전범기를) 당연히 달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자위대 간부는 29일 “국적을 표시하는 자위함기는 국가 주권의 상징”이라며 “내리라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데다 예의가 없는 행위다.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외교부가 지난달 30일 “일본 측에 전범기에 대한 우리 국민정서를 적극 감안할 필요가 있음을 전달했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시사했다.

 

다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섰다. 이 총리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관련 질문에 “일본이 전범기가 한국인들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날 일본 자위대 수장인 가와노 가쓰토시 통합막료장은 관함식에서 전범기를 절대 내리지 않겠다고 단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1일 이 총리 발언 이후 일본 당국자의 공식 반응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가와노 통합막료장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상자위관에게 자위함기(전범기)는 자랑이다. 내리고 (관함식에) 갈 일은 절대 없다”며 “자위함기는 법률상, 규칙상 게양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반발에 우리 정부 및 해군 당국은 ‘칼에는 칼’, ‘이에는 이’로 맞섰다. 일본 해상자위대함이 굳이 전범기를 달고 올 경우 최고 주빈이 탑승해 해상사열의 주체가 되는 좌승함을 독도함으로 변경할 것을 시사한 것이다.

 

국제적으로 독도의 명칭을 거부하고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은 이번 해상사열에서 독도함에 최고의 예우와 의전을 갖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결국 불참하는 쪽을 택했다. 일본이 전범기를 지키고자 전쟁범죄를 저지른 구 일본군으로 회귀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밖에 볼 수없다.

 

이런 가운데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선전 매체들도 5일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이 전범기를 게양하는 것을 단호히 불허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전범기 게양 문제를 두고 '남북 대(對) 일본'의 전선까지 형성되는 모양새로 단합을 보여주었다.

 

전범기의 흔적을 지우기 어려운 일본 자위대의 욱일기는 앞으로도 국제적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서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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