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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합당반대 돌파? 그는 김영삼이 아니다.

지금 안철수는 저승을 보기 위해 죽음을 재촉하고 있다.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기사입력 2018/01/03 [00:47]

안철수 합당반대 돌파? 그는 김영삼이 아니다.

지금 안철수는 저승을 보기 위해 죽음을 재촉하고 있다.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입력 : 2018/01/03 [00:47]

 =2017년 정유년 마지막 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 합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안 대표는 31일 국민의당 당원투표 결과 발표가 끝난 뒤 당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투표로 표출하신 여러분의 의지를 변화의 열망으로 받아들여 좌고우면하지 않고 통합의 길로 전진하겠습니다”라고 합당추진을 공식화 한 것이다.

 

▲ 안철수 대표가 통합 매진을 말하고 있다. 뉴스화면 갈무리     © 임두만

 

그런데 이는 자신이 불과 4개월 전 당 대표에 출마한 뒤 전국민에게 중계된 토론회에서 바른정당과 통합이나 연대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것과는 정 반대다.

    

지난 해 8월 19일 국민의당 대표 경선 경남토론회에서 안 대표는 당시 천정배 대표 후보가 "지지율이 낮다고 다른 당과 합당하는 것은 배신"이라고 몰아붙이며 바른정당과의 전면 통합이나 선거연대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런 생각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또 그 토론회에서 이언주 대표 후보는 "당내 40명 의원 중 30명이 안 후보의 출마를 반대했다. 대표가 돼도 당을 끌고 갈 수 없다. 분당이 되면 어떡하나"고 지적했다.

    

이에 안 대표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거짓 주장이다. 많은 의원이 제 출마를 반대하는 것이 사당이 아니라는 증거"라며 "소통 노력을 하겠다. 분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지금 안 대표는 불과 4개월 전의 자신 발언과 전면 배치되는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합만이 살길”이라라거나 아예 분당 또는 탈당을 종용하는 것 같은 ‘호남 구태의원’ 등을 말하면서 이들과 헤어지는 것이 정상이라는 투다. 즉 '합당 안 하겠다'는 '합당만이 살길'로 바뀌었으며 '분당되지 않을 것'은 '호남 구태의원들은 같이할 수 없으면 나가도 좋다'는 신호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면 안 대표의 이런 행보는 왜 나온 것일까? 나는 아주 간단하게 해석한다. 즉 “호남에는 내 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이후 현재까지 호남과 수도권 호남표심을 가진 유권자는 이미 거의 다 문재인 지지층으로 돌아섰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 대표의 지금 행보는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장래를 모색하는 것은 실패를 담보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31일 발표된 세계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도 안 대표가 이 같은 판단을 할 것 같음을 뒷받침한다. 야권의 지도자로 호남 유권자가 뽑은 이는 유승민이라서다.

    

이 조사에서 야권 지도자 지지율로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의 독주였다. 유 대표는 전국 지지율에서 28.6%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8.9%)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특히 안 대표는 국민의당 지역적 기반인 호남에서도 11.7%로 유 대표(22.8%)보다 두 배 가까이 뒤처졌다.

 

▲ 세계일보 인터넷 화면 갈무리     © 임두만

 

이래서는 호남에서 포스트 문재인이 되기 어렵다. 또 이재명 성남시장의 호남 유권자 지지가 상당히 높아서 유승민에게도 뒤지는 안 대표가 호남의 포스트 문재인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이에 안 대표는 호남을 포기하고 새로운 지지기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안 대표의 이런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단정적으로 말해서 없다. 정치적 DNA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영남을 장악했던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정치적 DNA는 안철수와 동일시 될 수 없다.

    

특히 안철수가 “적폐세력 본산인 자유한국당의 확장을 막기 위해 국민-바른 합당이 필요하다”면서 “합당하지 않으면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에,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자연 흡수되므로 제3당이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영남유권자나 호남유권자를 우롱하는 말이다.

    

영남인의 지지가 강고한 자유한국당을 ‘적폐세력 본산’이라고 한 이상 영남인들은 자신들에게 ‘적폐세력’이라고 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를 깨닫고 있는지 유승민은 절대로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가 영남인들의 정치적 DNA를 알기 때문이다. 이런 유승민이 존재하는 한, 홍준표의 대안으로 황교안이나 유승민일지언정 안철수는 아니라는 것이 내 눈에는 명백하게 보인다.

    

따라서 안 대표의 계산으로 보이는 '문재인-홍준표 반대세력의 집결지로의 국민-바른 합당의 신당, 그 대안으로의 안철수'라는 정치공학이 담긴 합당 드라이브는 결이 다른 드라이브로 보인다.

    

지난 1990년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는 자신이 총재로 이끌고 있던 통일민주당과 자신이 죽도록 싸웠던 군부독재세력의 정당들과 3당합당을 했다. 그런데 나는 당시 김 총재의 행보가 그렇게 된 근본적 이유로 필생의 정적인 김대중 평민당 총재를 넘어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봤다.

 

▲ 1990년 1월 22일 노태우 대통령은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3당합당을 발표했다.    

 

87대선에서 각자 출마했어도 2위로 김대중을 눌렀는데 이듬해 총선에서 3당이 된 현실을 김영삼은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제1야당 총재 김대중, 그리고 그 다음 제2야당 총재 김영삼이란 위치는 자존심이 강한 김영삼에게 치욕적이었을 것이다. 또 그대로는 절대로 대권을 넘볼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호랑이를 잡으로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며 사실상 자신을 부정하는 모험을 했으며 성공했다. 그에게는 불 속이라도 함께 뛰어 들 50여 명의 수족 같은 국회의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통일민주당 13대 총선 당선자 59명 중, 3당합당에 따라가지 않은 현역은 노무현, 김정길, 이기택, 박찬종, 김광일, 장석화 의원 등 6명, 나머지 53명은 김영삼과 동일체였다. 합당 당시 민정당은 125석, 김종필이 이끌던 신민주공화당은 35석 통일민주당은 이들 6명을 뺀 53석, 합 213석의 거대여당이었으나 김영삼계 53명의 옹골진 동일체, 즉 투쟁을 할 수 있는 전사들 53명은 약한 권력자 노태우의 느슨한 장악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민정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었다.

    

당시 민정계는 전두환계 군부 후신들이나 경제인 출신들이 전두환의 백담사 유배로 무너지면서 와해되었다. 그리고 당은 박태준이 군부 시니어, 김윤환이 태생적 여당 정치인, 박철언이 신주류의 청와대의 원격지휘 등 3원 장악 형태였다. 그런데 김윤환이 김영삼 편에 서면서 세력균형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 그리고 이런 세력 균형이므로 김영삼이 박철언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런 세력균형을 깨고 김영삼을 제압하려던 박철언이 내각제 각서를 발설했다. 하지만 김영삼-김윤환 연대가 이미 형성되어 되려 박철언이 실각하는 결과를 가져온 동력이 되고 말았다. 자신과 동일체인 의석 53석, 즉 언제라도 탈당, 다시 강한 야당이 되어 노태우 정부를 건드릴 수 있다는 힘을 과시한 김영삼의 돌파력을 노태우도 박철언도 감당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안철수는 당시의 김영삼에 비할 수가 없다. 현역의원 수, 강고한 지지기반, 정치적 수와 돌파력 등에서 지금의 안철수는 당시의 김영삼과 비교가 안 된다.

    

우선 국민의당 39명의 현역 중 옹골진 안철수 부대는 지역구의 김관영 이언주 정도? 그리고 비례대표 10명으로 ‘안철수와 동일체’는 12명이라고 해도 된다. 여기에 수도권 의원인 김성식 이찬열 등의 행보가 관심이지만 이들이 예전 통일민주당계의 김영삼과 동일체 53명일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세력으로 합당 후 디시 집단탈당 운운으로 힘자랑을 할 수는 없다.

 

비례대표 중 이상돈 박주현 장정숙은 자타공인 반안이다. 이들은 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합당에 동참하지만 그들이 안철수 행보에 동참할 리 없다.

 

▲ 통합반대 국민의당 의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경환 의원실 제공    

    

다음 지지기반이다. 최근 여론조사로 보듯 유승민은 전국 지지도와 영남 지지도가 안철수에 비해 높다. 전국 지지도는 월등하고, 영남도 안철수 유승민 대결이라면 유승민이지 안철수는 아니다. 때문에 다시 합당한 신당을 탈당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지지기반은 이제 전국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안철수는 합당 후 신당에서 세력 싸움을 할 수 없다. 즉 김영삼이 써먹었던 칩거정치와 압박정치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는 이번 합당을 성공 시켜도 안철수가 어떤 반대급부나 정치적 희망을 바라볼 수 없다는 말도 된다. 안타깝지만 사실이 그러하다.

 

그럼에도 안철수는 합당의 길을 끝까지 갈 것이다. 그는 이미 자기가 신념의 정치인인 것으로 착각하는 스스로의 신념에게 속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정치적으로도 죽음의 길, 명예적으로도 죽음의 길, 이 길을 가면서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죽을 힘을 다한 호남 정치인들을 만신창이로 만들고 더불어 호남을 패권주의 지역으로 취급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어떤 합당 찬성파는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몇을 당선시키는 것으로도 합당의 시너지를 말한다. 그러나 이런 지엽적 효과를 바라는 것이 우다. 합당하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는 신기루를 쫓는 우, 지방선거의 성과가 나타나면 홍준표도 유승민도 젖히고 야권의 유일한 문재인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엉뚱한 야망의 우...이런 우를 범하면서 자신도 죽고 국민의당도 죽이고, 더 나아가 역사의 선순환도 죽이는 짓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그를 누구도 말릴 수 없다. 우리 속담에 '죽어봐야 저승을 안다'는 말이 있다. 지금 내가 보기에 안 대표는 저승을 보기 위해 죽음을 재촉하고 있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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