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사회적 참사 특별법" 우리는 아닌가요?

형제복지원 생존자들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이수경 | 기사입력 2017/11/25 [08:45]

"사회적 참사 특별법" 우리는 아닌가요?

형제복지원 생존자들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이수경 | 입력 : 2017/11/25 [08:45]

드디어 “사회적 참사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2014년 4월 16일, 304명의 인명이 팽목항 앞바다에 천천히 수장되어가는 것을 온 국민이 생방송으로 바라본지 1319일만의 일이다. 전국을 공포에 떨게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5918명이며 이중 사망자는 1278명에 달한다. 아직도 그 피해자들은 고통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회적 참사 특별법 발의는 그 진상을 규명할 수 있게 되는 문을 열었다

이 사회에서 어떤 특정 사건/사고 트라우마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피해자들은 모두 이 법안 안에 포함될까? 그렇지 않다.


“사회적 참사 특별법”으로 말되어지고 있는 이 법안의 총명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등을 위한 특별법”이다. 이 특별법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으며 (여당 4, 야당 4, 국회의장 추천 1) 조사위의 활동은 1년간 보장되며 의결로 1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이미 조사를 끝낸 사안에 대해서는 조사결과 기록물들을 열람, 조사할 수밖에 없도록 규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9명이 구성되지 않으면 6명으로도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법안이 실제로 제정되고 시행될 때 어떤 “참사”까지 포함되는 것인지는 명백하고 다른 참사의 피해자들은 또 다른 특별법 발의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사회적 참사” - 형제복지원 생존자들

최승우씨는 이제 40대후반에 접어든 부산 형제복지원 생존자다. 그에게 일어난 일은 “사회적 참사 특별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는 현재 국회 정문 앞에서 다른 생존자들과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 중에 있다.

형제복지원은 최승우씨의 전 인생에서 3년간 일어난 일이지만 마치 어제의 일처럼 아직도 악몽을 꾸고 있다.

“이렇게 살면 죽을 거 같더라구요. 툭별법안에 포함되지 않은 걸 보니....암담해요. 앞으로 계속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이번 “사회적 참사 특별법”이 논의되고 있을 때, 형제복지원 생존자들에 대한 인권도 그 법안으로 지켜질 수 있다는 말들이 의원실 보좌관들이나 비서들을 통해서 흘러나왔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는 말도 그만큼 많았고 역시 법안 당사자들로 국회는 이들을 초대하지 않았다.

최승우씨의 전과기록은 그가 살아온 지난 삶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경찰 공권력에 대한 모욕죄로 벌금형과 징역형이 유난히 많은 전과기록은 그의 트라우마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형제복지원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중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입원한 경우, 혹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부산 사상구에서 일어난 형제복지원 사건은 사건이 폭로된 당시, 그 곳 시설에 남아있었던 생존자들은 바로 감금 해제되었고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시설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갔다. 물론 집이 있는 경우에는 집으로 돌아갔으나 집이 없는 경우에는 그대로 안전하지 않은 길로, 그리고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회의 어두운 곳이라 지칭되는 곳 - 범죄가 있던 곳에서 해후하기도 했다고 한다.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놓고 논란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으며 생존자들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 사회에 크고 작게 울리고 있다. 2014년 7월 당시 민주당 진선미 의원에 의해서 2년간의 공청회로 의견을 모았다는 특별법 발의 시도가 있었으나 무산되었고 2016년 또 한차례 실패하였다. 2017년 지난 9월에는 생존자들이 모여 “형제복지원 특별법” 발의를 위한 국토대장정을 가진 바 있다. (사진제공 - 최승우님)

 

▲ 국토대장정을 하던 지난 9월의 모습. 최승우님 제공     ©이수경

 

▲ 형제복지원 생존자들의 노숙농성 천막안 모습 - 최승우님 제공     ©이수경


“사회적참사법”이 발의되기 하루 전 날, 국회본청 앞에서 농성중이던 416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추위를 이기라는 응원의 텐트들이 제공되었다. 하지만 그 시각 17일째 국회 정문 밖에서 형제복지원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형제복지원 생존자들은 스스로 만든 비닐천막 안에서 노숙농성 중이였다.

이들에게 추위를 이겨내라는 응원의 텐트는 그 날 밤에도 제공되지 않았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PHOTO
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