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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합성사진’ 유포 심리전단 ID, 비방글…일제히 삭제 중

호남을 “홍어족”이라며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5·18 북한 특수부대 침투설’도 반복적으로 퍼뜨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7/09/21 [14:20]

‘연예인 합성사진’ 유포 심리전단 ID, 비방글…일제히 삭제 중

호남을 “홍어족”이라며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5·18 북한 특수부대 침투설’도 반복적으로 퍼뜨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9/21 [14:20]
▲     © 경향신문

경향신문에 따르면 2010년 9월6일 회원수 5000여명인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수구 성향 카페에는 해당 아이디 명의로 “대한민국 신흥 종교 ‘노슬람교’”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노슬람교’는 일부 보수층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슬람교’를 합쳐 비아냥댈 때 쓰던 말이다.
 
해당 아이디는 ‘좌빨혐오’ ‘Leftzombie Hunter’(‘좌파좀비 사냥꾼’이란 뜻) ‘Mossad’(이스라엘 비밀정보기관) 등으로 닉네임을 바꿔가면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 노 전 대통령은 “뇌물현”으로, 봉하마을 자택은 “봉하 아방궁”으로 적혀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을 비하하는 표현도 등장한다. 2008년 광우병 반대 촛불집회 때 ‘유모차 부대’에 대해 “노빠”들이 “젖먹이들을 전투에 투입시”켰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깽향” “좌빨 찌라시”, 진보성향 판사들이 모인 ‘우리법연구회’는 “북조선법연구회”로 각각 적었다.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권해효·김미화·김규리·김제동·명계남·문성근·윤도현씨와 고 신해철씨는 노 전 대통령 “홍보 대사”라고 칭했다. 

이들은 같은 인터넷 카페에 게시한 또 다른 글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쇄 살인범인 유영철, 강호순, 조두순에 빗대거나 사법부를 “빨법부”(‘빨갱이’와 ‘사법부’를 합친 말)라고 칭하기도 했다. 호남을 “홍어족”이라 부르며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5·18 북한 특수부대 침투설’도 반복적으로 퍼뜨렸다.

 

2009년 12월30일 게시한 ‘인간 믹서기’란 글에서는 일본 작가가 그린 잔인한 작품과 함께 “정말 이만한 대형 믹서기가 있다면, 국내의 곳곳에 뿌리박힌 좌빨들을 싹다 잡아갖고 쳐넣어서 이렇게 갈아버리고 싶다”고 썼다. 

 

 

블랙리스트 82명에 오르지 않은 문근영씨도 “빨치산 손녀” “빨갱이 핏줄” 등의 공격을 당했다. 김구라씨도 공격 대상이었다. 이 아이디로 게시된 ‘공작글’은 확인된 것만 약 200개에 이른다. 

 
이들은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나체 합성사진을 제작해 인터넷에 유포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인터넷 아이디(tonk****)가 연예인·언론·사법부·시민단체·노동조합 등을 비방하는 글과 사진도 무차별적으로 게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배우 문근영씨에게 ‘빨갱이 이미지’를 덧씌워 비방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2009년 10월 김제동씨가 4년간 진행하던 KBS2 <스타골든벨>에서 갑작스레 하차하며 외압논란이 일자 해당 아이디로 수차례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진행자 교체가 당연하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들을 비하할 때는 ‘종북’이 단골 소재였다. 2010년 7월21일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이란 글에는 방송인 김제동씨와 이정희 당시 민주노동당 대표가 함께 등장한 언론기사 사진을 올린 뒤 “좌빨 년놈”이라는 표현을 썼다.

 

▲     © 경향신문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국정원 심리전단이 2009년 10월 다음 ‘아고라’에 “특정 연예인 교체는 인기 하락에 따른 당연한 조치라는 요지의 글을 500여건 게재했다”고 밝혔는데, 다른 사이버 공간에서도 여론 조작 활동이 벌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제동씨가 속한 소속사는 비슷한 시기 국정원 기획대로 표적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해당 아이디는 2009~2011년 게시됐던 글들을 최근 전부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에 나서고 있다.이 글들은 지난 19일 오후까지 게시돼 있다가 20일 오후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로, 증거인멸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검찰은 20일 이 작업을 했던 국정원 직원 2명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상 명예훼손과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정원 개혁위는 2009년 7월 김주성 당시 기조실장 주도로 국정원이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들에게 전방위적 압박을 가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들은 피해 사례를 모아 다음주 초 이명박과 원세훈 등을 민·형사 고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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