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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는 게 상책이다.

진짜 공포는 군사위협이 아니라 북한의 붕괴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7/08/12 [03:41]

피하는 게 상책이다.

진짜 공포는 군사위협이 아니라 북한의 붕괴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8/12 [03:41]

세상이 미치면 같이 미쳐야지, 혼자 정신 멀쩡하게 버티는 것보다 힘든 일도 없을 터. 힘들겠지만 정신이 멀쩡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지도자 사이의 저 이상한 대화에 끼어들지 않는 게 최선일 것입니다. 자신의 국민을 파멸로 몰아갈지도 모를 위험한 도박을 하는 김정은과 지기 싫어하는 트럼프의 비논리적이고 충동적인 막말 전쟁에 끼어들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이런 말싸움은 누가 말리고 나서면 더 커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엉뚱하게 말리던 사람이 얻어맞는 수도 있습니다. 일부 야당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코리아 패싱’을 말하지만 이럴 때는 패싱 당하는 게 낳습니다. 모른 체 하십시오. 괜히 운전석에 앉겠다고 욕심낼 필요가 없습니다. 길게 보면서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가면 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60년 넘게 우리는 항상 일정한 공포와 불안에 시달려 왔습니다. 60~70년대에는 북한의 전차가 공포의 대상이었고, 80년대에는 은밀하게 침투하는 특수부대가 공포였으며, 90년대에는 서울 불바다를 만들 북한의 장사정포가 공포였다가 2000년대에는 북한의 핵·화학무기가 공포였습니다. 지금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 모든 문제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지만 설령 핵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핵보다 더 무서운 탄저균 공포는 어찌할 것이며, 그 뒤를 이어 기다릴 사이버 위협은 또 어찌할 것입니까?

 

항상 북한으로부터 공포의 총량은 질량 보존의 법칙 내에 있었지, 무슨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그것을 평화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러니 괌에 북한이 은하, 화성, 북극성 로켓을 발사하고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겠다고 으름장 놓는 것이 과연 새로운 공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진짜 공포는 이런 군사위협이 아니라 북한의 붕괴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과 우리는 쑥대밭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우리에게 강요된 공포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는 것, 더 이상 불안에 떨며 비루한 처지로 전락되지 않겠다는 결의가 중요한 것입니다. 핵을 가진 북한이라 하더라도 두렵지 않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일찍이 루즈벨트 대통령은 “두려움을 극복한 시민만이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저는 북한 핵이 두렵지 않습니다. 만일 북한이 그 핵을 사용할 조짐만 보여도 그들은 파멸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걸 각오하고 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한다?

 

지금은 전쟁은 아니지만 가상의 전쟁 이미지를 만들고 상대방을 압박하는 일명 ‘하이브리드 전쟁’이 진행 중입니다. 실제 전쟁을 대체하는 지도자들의 ‘위신의 전쟁’, 상대방에게 자신의 위협을 믿게 만드는 ‘위협의 신뢰성 전쟁’입니다. 이 소모적인 전쟁 게임에서 누가 승리자가 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겨도 지는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가짜 승리에 현혹되어 국가의 운명을 거는 어리석은 선택을 해서는 안 됩니다. 문제는 그 전쟁 이후를 대비하는 것, 장기적 안목으로 평화를 구상하는 게 더 중요한 일 아니겠습니까?

 

김종대 / 정의당 국회의원 (국방위원회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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