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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ICBM 2차 발사가 노리는 것

어쩔 수 없이 사드 배치의 제스처라도 취해야 하도록 몰린 지금 현실을...누가?

권종상 | 기사입력 2017/07/30 [19:24]

북한의 ICBM 2차 발사가 노리는 것

어쩔 수 없이 사드 배치의 제스처라도 취해야 하도록 몰린 지금 현실을...누가?

권종상 | 입력 : 2017/07/30 [19:24]

북한이 또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 때문에 세계가 난리입니다.

 

뉴욕 타임즈의 경우도 본 기사에서도 그렇지만, 오피니언 란을 통해서도 주목할 만한 이야기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매우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The Opinion Pages: We Need a Radical New Approach on North Korea

 

North Korean soldiers, rear, looking south at a photo op among officials commemorating the signing of the Korean War Armistice agreement. CreditPool photo by Jung Yeon-Je


이 의견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더 이상 '한 개의 국가', 즉 남한만을 정통 정권으로 인정하며 이에 따라 펼치는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즉, 분단된 두 개의 국가를 실질적 외교의 각자 객체로 삼아 미국이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지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노렸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일 것입니다. 이들은 늘 통미봉남, 미국과 직접 대화하고 남한의 개입을 막아 버리려는 수를 찾아 왔습니다. 국제 무대에서 이들이 해 왔던 외교의 핵심은 늘 그 한 목적이었으니까요. 뉴욕 타임즈의 논조도 대략은 이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그동안 '전략적 인내'(실질적으로는 '너는 짖어라, 나는 개무시할께 라는 식의 태도)라는 이름으로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은 그들의 정책이 '유사시 선제타격'이라는 적대적 정책으로 흘러오고 나서 계속된 것이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정전 협정의 주체인 미국과 자기들이 직접 대화를 해야 한다는 일종의 스스로의 정당성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기조로 해서 어떻게든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꾸고, 자기들의 정권 정당성을 보장받는 것, 그것이 그들의 외교 목표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들로서는 문재인 정권의 등장이 오히려 박근혜 정권보다 훨씬 까다롭고 '다루기 힘든'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든 지금 평화적 기조가 정착하기 전에 일부러라도 미사일 발사 같은 이벤트(?)로 일종의 '자해 공갈'을 하는 것이 더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이익이라고 판단했다고 생각됩니다. 

시점도 참 절묘합니다. 이 미사일 발사는 세계의 시선을 끌어 버렸습니다. 사실 이것은 지금 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에게도 탈출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트럼프 정부는 이것을 기회로 해서 북핵 위기를 이용해 그들의 위기를 탈출하려 할 것입니다. 어디서나 안보 문제는 정권 위기의 탈출구로 작용하니까요.

 

그것은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쪽의 촛불이라는 거대한 혁명을 나름 그들의 매체로 접했을 북한 민중의 동요를 막으려면 북한으로서도 이런 도발이 필요한 겁니다. 이 때문에 전쟁 위기가 생기더라도, 그것은 적어도 내부의 동요를 잠재우는 역할은 분명히 할 테니까. 

국방 비리를 걸러내고 자주국방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참 뼈아플 수 밖에 없는 타이밍입니다. 신 베를린 선언이 제대로 자리잡기 전에 이런 일들이 터진다는 것 자체가 남북 관계에서 한국이 직접 주도적인 역할을 할 마당을 좁혀 버렸고, 북한과 미국의 직접 대화 가능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래저래 우리의 작전권 회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승만이 넘겨줘 버린 군 작전권, 자주적 군사 운용권이 없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이 타이밍이 더욱 뼈아플 수 밖에 없습니다. 이승만, 이 개새*, 라는 욕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리고 노무현 정권에서 군사작전권 회수에 대해 그렇게 반대한 똥별들에 대해서도 화가 납니다.

 

군수비리로 자기들 뱃속 챙길 줄만 알았지, 실질적으로 자주적 군사작전권을 갖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들,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는 일갈을 들어 마땅했던 그 자들이, 지금의 이 뼈아픈 상황에서 우리가 제대로 우리 식으로 외교를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다 무너뜨린 자들입니다. 그들의 머리 꼭대기엔 지금 자바당 무리, 그들의 대가리였던 이명박근혜가 있었고. 

우리에게 군사적 자주권이 있었다면 지금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우리가 대화와 정책의 주도권을 놓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 어쩔 수 없이 사드 배치의 제스처라도 취해야 하도록 몰린 지금 우리네 현실을 누가 만들었는지, 이게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된 상황인지 그 근원을 알고 기억해야 하는 것은 우리 깨어 있는 시민들의 의무일 겁니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사드는 우리가 운용하는 무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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