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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극 ‘애꾸눈 광대’ 주인공 이세상 씨

80년 5월 주검 수습하다 한쪽눈 잃어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5/21 [16:54]

오월극 ‘애꾸눈 광대’ 주인공 이세상 씨

80년 5월 주검 수습하다 한쪽눈 잃어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5/21 [16:54]

세상(65·본명 이지현)씨는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과정에서 한쪽 눈을 잃었다. ‘5·18부상자동지회’ 초대 회장을 맡는 계기가 됐다.

 

“길을 지나다 계엄군한테 개머리판으로 맞았어요. 보안대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습니다. 제대로 용변을 볼 수 없을 정도였지요.” 그가 광대가 된 이유는 “5·18 공동체정신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바로 내 것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주먹밥을 나눠 먹고 배려하는 나눔의 정신이지요.”

 

 

 

‘애꾸눈 광대’ 이세상씨가 오는 26~27일 서울시청 지하 2층 바스락홀에서 6인극 <애꾸눈 광대>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한국 현대사 비극의 한복판에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한바탕 신명나는 광대놀이로 풀어낸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물론, 5월 현장을 담은 필름, 시민들의 온정 어린 모습을 담은 애니메이션 등으로 풍성하게 채워진다. ‘그날’ 이후 36번째 5월을 맞는 그에게 5·18의 기억과 광대 인생을 들어봤다.

 

이번에 그가 올리는 6인극 <애꾸눈 광대>는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치유와 희망의 노래로 승화시킨다.

 

80년 5월 ‘큰일’을 당하기 전까지 그는 보통 청년이었다. 한때 악극단에 몸담았던 그는 그 무렵 서울에서 작은 슈퍼와 연탄배달업을 하고 있었다. 가끔 모교 광주상고의 경기가 열리면 야구장을 찾아 열광하기도 했다. 그러다 광주에서 ‘폭도들이 날뛴다’는 방송을 들었다. “저는 운동권 학생도 아니고, 막연히 울컥하는 의협심이랄까, 아무튼 광주 상황을 직접 보고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내려갔어요.”

 

현장에서 본 광주는 처참했다. 계엄군에게 목숨을 앗긴 주검들을 똑똑히 눈으로 봤다.

 

“저는 전남도청에서 주검들을 수습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그러다 농성동 바리케이드를 지나다 계엄군한테 한쪽 눈을 심하게 다쳐 전남대병원으로 실려갔지요. 그때 의사가 ‘자네 썩은 눈깔을 전두환 갖다 주라’고 했어요. 지금은 의안을 해 넣었습니다.”

 

그때부터 이씨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5·18부상자동지회 초대 회장을 맡았고, 85년 5월10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5·18의 숨겨진 실상을 알렸다. 88년 ‘5공 청문회’ 때 안대를 쓰고 나가 증언했다. 그때 특위 위원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명패를 던지던 장면도 직접 목격했다.

 

이후 그는 방방곡곡 대학과 중·고교를 다니며 증언과 강연을 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들이 광주의 참상을 알리는 걸 꺼리시더라고요. 그래서 각설이 타령부터 색소폰 연주, 마술을 두루 배워 공연도 하면서 실상을 알리기로 했어요.” 5·18이 그를 광대로 만든 것이다.

 

“2010년 광주항쟁 30돌을 맞았는데도 세상은 하나도 변한 게 없었어요. 그래서 이런 세상을 해학으로 풀어보려고 1인극 ‘5·18 품바’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영화 <태백산맥>에서 하대치 역으로 출연했던 광주의 극단 토박이 대표 신동호씨를 만난 게 계기였다.

 

2012년에는 그의 인생사를 바탕으로 극본가 나창진씨가 원작을 가다듬었고, <모란꽃> <금희의 오월> 등 주로 오월극을 만들었던 신씨가 연출을 맡아 ‘애꾸눈 광대’를 제작했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70여회 공연했고, 이번 첫 서울 공연에는 극단 크리에이티브 드라마 대표 이행원씨가 연출을 맡았다.

 

이씨는 “잃어버린 5월 광주의 ‘주먹밥 공동체 정신’과 실종된 민주주의를 살리는 공연을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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