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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좀먹는 친일독재정권 앞잡이 극우 종편, 국정교과서의 미래다

국민들이 강력하게 저항하지 않는다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번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11/07 [09:41]

영혼 좀먹는 친일독재정권 앞잡이 극우 종편, 국정교과서의 미래다

국민들이 강력하게 저항하지 않는다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번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11/07 [09:41]

지난 여름 어머니와 작은 언쟁이 있었다. 저녁을 먹고 이런 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의도치 않게 정치 이야기로 화제가 넘어갔고, 그 와중에 세월호 이야기도 나왔다. 본래 가족들과 정치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서 잠자코 듣기만 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말씀하시는 부분에서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는 TV 조선에서 들었던 이야기 중의 몇 토막을 가족들에게 이야기 했고 나는 발끈했다. 상당한 진통을 겪은 후에라야 어머니는 비로소 내 이야기에 수긍했다. 잠자리에 들면서 생각해 보니 어머니가 저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어느날부터인가 어머니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종편을 통해서 주입받고 있었다. 종편을 통해서 매일 제공받는 세상의 이야기가 어쩌면 어머니가 알고 있는 세상의 전부였을 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어찌 나의 어머니에게만 해당되는 문제일까. 이 시각에도 우리의 부모들은 종편이 만들어내는 진실과 거짓을 적절히 버무린 가공의 이야기에 영혼을 잠식당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면 이명박의 혜안은 소름끼치도록 탁월했다. 언론은 정부의 손 안에 있는 피아노가 되어야 한다던 괴벨스의 말대로 그는 거짓을 진실로 바꾸는 마법의 램프를 만들어냈다.

지난 2009년 7월 22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미디어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신문법과 방송법, IPTV법 등 '미디어 관련 3법'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날치기 처리된 것이다. 이로써 신문•대기업도 10%의 지분 한도내에서 지상파TV 를 경영•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의 지분 30%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 공익성이 무너지고 이념편향적인 방송이 난무하게 될 것이며, 결국 저널리즘이 훼손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는 한치도 틀리지 않았다. 지난 2011년 12월 1일 개국한 이후 종편은 거짓과 진실을 가공하고 윤색하는 세탁의 과정을 통해 편파방송과 왜곡방송, 선정적 방송을 계속해서 송출하고 있는 중이다.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되고, 그 다음에는 의심받지만, 계속 되풀이 하게 되면 결국 모두가 믿게 된다는 괴벨스의 이론을 종편은 충실히 따랐다. 지난 여름 있었던 어머니와의 언쟁은 이들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여실히 입증한다. 전대미문의 압도적 참사 앞에 어머니는 전율했고 분노했다. 그러나 종편은 이런 어머니를 조금씩 변화시켰다. 세뇌란 이래서 무서운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영혼이 누군가의 의도대로 조금씩 잠식 당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전격적으로 단행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여러모로 종편과 닮아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날치기로 처리했던 미디어법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듯 일사천리로 국정화를 결행해 버렸다. 시민사회가 반대하는 사안을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강행했다는 점도 흡사하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특정세력의 이념과 사상을 주입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 역시 똑같다. 종편이 중장년층을, 국정교과서가 자라나는 학생들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 이 둘은 대상의 의식화를 기저에 깔고 탄생했다는 점에서 본질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선택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본다면 이 둘의 파괴력은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종편은 취사선택권이 온전히 개별주체에게 있다. 종편이 보기 싫다면 채널을 돌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국정교과서는 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개별주체의 의지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보기 싫어도 봐야 하고, 듣기 싫어도 들어야만 한다. 선택권 자체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혹자는 역사적 왜곡과 미화는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말을 믿고 국정교과서 체제로 가야한다고 말한다. 국정교과서 대표 집필진에 이름을 올린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 대표적인 인사다. 그는 "정부에 맡기면 교과서가 잘 나온다"며 "정부와 국편을 믿어달라"고 읍소한다. 좋게 말하면 순진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생각이 없는 거다. 그리고 더 나쁘게 말하면 학자로서의 양심과 영혼이 없는 거다.

인간의 영혼을 잠식하는 종편, 그 종편이 바로 국정교과서의 미래라는 것을 저들은 부정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저널리즘의 훼손 등을 이유로 미디어법을 반대하던 야당과 시민사회를 향해, 방송장악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며 미디어법은 일자리 창출, 생산유발 효과 등 미디어 산업적인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그리고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디어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켰고, 종편을 탄생시켰다.

종편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달콤한 유혹은 거짓과 위선이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런 모습을 보고도 (이쯤에서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대국민 약속이 지켜진 것이 과연 무엇이 있나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말을 믿으라는 그 뻔뻔스러움이 오히려 놀라울 따름이다. 최몽룡 교수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로부터 '가오'를 배울 필요가 있다. 적어도 그가 양심이 있는 학자라면 말이다.
 
올바른 역사교과서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체 어느 누가 '올바름'을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인가. 시각과 입장에 따라 다양한 가치판단이 내려질 수밖에 없는 문제를 어떻게 하나로 통일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끔찍한 억지이고 망상이며, 오만하기 그지없는 인식이다. 그러나 정부 여당은 대다수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억지와 망상, 오만의 결정체인 국정교과서를 결행하기로 했다.

국민의 뜻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정부의 일방통행은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그동안 국민들이 그들의 폭주를 용인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국정원 사건,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등 크고 작은 현안에서 국민들이 무도한 권력을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견제받지 않고 통제받지 않는 권력은 오만해지고 무도해지기 마련이다. 그것이 권력의 변치않는 속성이다.

국민들이 강력하게 저항하지 않는다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번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껏 그래왔듯이 다음 번에는 더한 것을 요구해 올 것이다. 망각과 무력감이야말로 무도한 권력의 오만을 부추기는 촉매제다. 지금 막아내지 못한다면 훗날 자식들과 역사논쟁을 하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시대 착오적이며 퇴행적인 국정교과서, 반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국정교과서를 막아내야 할 책임은 바로 우리 모두에게 있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말하지 않았던가.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출처-바람 부는 언덕 세상을 만나다. http://windyhill73.tistory.com/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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