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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보다 더한 박근혜의 침묵

어떤 종류의 막말도 박근혜의 침묵보다 더 지독하진 않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9/10 [21:05]

막말보다 더한 박근혜의 침묵

어떤 종류의 막말도 박근혜의 침묵보다 더 지독하진 않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9/10 [21:05]

바야흐로 막말의 시대다. 세월호 사태를 통과하면서 우리는 막말의 홍수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어가 이렇게 능욕당하고 모욕당해도 될까 싶을 정도의 막말이 난무하고 있다.

 

이제는 박근혜 정부의 홍위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일베충이나 어버인연합이 세월호 유족에게 퍼붓는 막말은 인간의 언어라기보다는 짐승의 울부짖음에 가깝다. 어버이연합과 일베충이 세월호 유족에게 퍼부은 저주와 모독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다.

 

일베충과 어버이연합 등의 막말 보다 훨씬 더 고약하고 책임이 무거운 건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막말이다. 몇개의 예를 들어보자.

 

"라면에 달갈 넣은 것도 아니고 끓여서 먹은 것도 아닌데"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4월21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을 상대로 한 비공개 석상에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진도 실내 체육관 응급치료 탁자에서 컵라면을 먹다가 입길에 오른 것에 대해.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 -4월20일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시체장사 한두 번 당해봤는가? 세월호 참사는 이를 위한 거대한 불쏘시개다"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 -4월22일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가 개인 홈페이지에 '박근혜 정신 바짝 차려야'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 이 글에서 지 대표는 "국가를 전복하기 위한 봉기가 바로 북한의 코앞에서 벌어질 모양이다 (...) 안산과 서울을 연결하는 수도권 밴드에서 국가를 전복할 목적으로 획책할 '제2의 5.18반란'에 지금부터 빨리 손을 써야 하는 것이다"라고 언급.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 (김장겸 MBC 보도국장) -4월25일 오전 편집회의에서 실종자 가족을 두고 한 말로 전해짐.

 

"일당 6만원을 받아왔다고 한다"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 -보수 논객인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는 5월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많은 청소년들이 서울역부터 시청 앞까지 행진하면서 '정부가 살인마다' '대통령부터 사퇴하라'고 외쳤다. 제 지인의 아이가 시위에 참가하고 일당 6만원을 받아왔다고 한다. 참 기가 막힌 일"이라고 주장.

 

"뭐하러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줄 필요 없어" (박상후 MBC 전국부장) -5월8일 임창건 KBS 보도본부장 등이 안산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가 유가족들에게 거센 항의 받고 보도 중계 천막이 철거된 데 대해, 박상후 MBC 전국부장이 한 말(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전언)

 

'가난한 집 아이들이 불국사로 수학여행 가면 되지." (조광작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부회장) -조광작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부회장이 5월20일 긴급 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눈물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은 사람은 모두 다 백정"이라며 이렇게 말함.

 

'당신 뭡니까? 유가족이면 좀 가만있으세요"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7월11일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회의 진행에 불만을 나타내는 유가족들을 행해 던진 말.

 

"세월호 참사 책임은 학부모들에게 있다" (어버이연합) "세월호 때문에 국가 경제가 죽었다" (엄마부대봉사단) -7월17일 어버이연합 소속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 중인 희생자 유가족에게 던진 말. 이어 다음날인 18일엔 엄마부대봉사단이 뒤를 이어 "세월호 때뮨에 국민들 생업이 죽었고, 국가 경제가 죽었다"며 유가족들을 비난.

 

"이거(세월호 참사)는 교통사고"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원장) "(세월호 참사는) 일종의 해상 교통사고"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7월24일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원장은 새누리당 최고의원회의에서 "저희들의 기본 입장은 이것(세월호 참사)은 교통사고"라고 발언.

 

"어디 노숙자들이 있는 그런..."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 -8월1일 김테흠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본관 복도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비하하며 던진 말.

 

"제대로 단식을 하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어? 벌써 실려가야 하는 것 아냐?"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 -8월7일 열린 황우여 교육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이 세월고 희생자 가족인 김영오씨가 (당시)25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렇게 맞받음.

* 8. 21자 인터넷한겨레 인용

 
세월호가 가라앉은 이유가 무엇인지, 구조에 완전히 실패한 까닭은 무엇인지를 명백히 밝혀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자는 유족들의 피눈물 나는 요구에 돌아온 건 막말이었다. 새누리도, 조중동도, 각종 극우단체들도 유족들에게 온갖 종류의 막말을 퍼붓고 있다. 이들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우리가 과연 단일민족이 맞는지, 같은 공동체의 구성원인지 짙은 회의가 든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막말도 박근혜의 침묵보다 더 지독하진 않다. 추석달 아래 자식을 가슴에 품은 부모들이 거리에서 농성을 하고 있건만 박근혜는 침묵으로 일관중이다.

 

박근혜의 침묵은 지방선거 전 세월호 사태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약속한 박근혜의 발언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한국사회를 미궁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나는 박근혜로 인하여 침묵이 가장 무서운 막말일 수도 있음을 알았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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